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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보다 중요한 현재

우연히 보게된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 - 청소년권장도서?

by dennis.405 2021. 8. 22.

안녕하세요. 데니스입니다.

 

블로그 시작한지 1년이 넘었지만 요즘처럼 글을 쓰지 않는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원래 경제 블로그지만 요즘 같은 폭락장에 계속 주식 들여다 보는것도 정신건강에 좋지 않은것 같아 다른 곳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여하튼 그래서 오늘은 주식과는 전혀 다른 소재인 독서후기가 되겠네요.

 

 

 

중학생인 아들은 여름방학이 끝나고 벌써 개학했지만 여름방학에 읽어야할 책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입니다.

 

다니던 도서관에서 '아몬드'는 언제나 대출불가상태였고 대출 예약도 보통 4건이 넘을 정도로 인기도서입니다. 언제 대출이 가능할지도 모른체 예약을 걸어놨는데 어제 띵똥 예약 도서가 도착했다는 카톡 메세지를 보고 아들 대신 도서관으로 향합니다.

 

그렇게 저혼자 책을 대출하고는 마땅히 읽을 책도 없어서 아들이 읽어야 할 '아몬드'를 먼저 읽기 시작합니다.

 

시작부터 재밌습니다.

 

책의 시작부터 발생하는 사건이 독자에게 몰입감을 주는데 마치 글을 읽고 있지만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이는 '7년의 밤', '종의 기원'의 정유정 작가의 책을 읽고 것과 유사한 느낌입니다. 

 

 

아몬드

 

책의 제목인 '아몬드'는 우리 뇌속에 있는 감정(특히 공포)에 관여하는 '아미그달라' 또는 '편도체'를 의미합니다. 

 

<편도체에 대한 설명 @ 네이버 지식백과>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선윤재'는 바로 이 편도체가 고장나서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알렉시티미아'라는 질병을 갖고 있는 고등학교 남학생입니다. 

 

그리고 감정은 있지만 본인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자신의 속 마음이 뭔지를 아는지 모르는지 모를 '곤이'라는 불량 청소년이 또 다른 주인공입니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에게 친구가 무엇인지 이성인 무엇인지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주체는 '곤이, '이도라'입니다. 물론 심박사나 할범, 엄마 또한 도움이 되는 존재죠.

 

'곤이'와의 관계는 청소년과 성인을 막론하고 남자들 사이의 친구가 어떤 의미인지 일깨워줍니다.

 

그리고 '이도라' 책의 206p ~ 208p에 나오는 이성에 대한 발견. 그 두근거림이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도라가 작게 말하며 몸을 틀었다. 갑자기 그 애는 내 턱 밑에 있었다. 숨결이 목덜미에 닿았고 그러자 심장이 고동쳤다.

- 너, 심장이 빨리 뛴다.

도라가 속삭인다. 도톰한 입술에서 나온 음절들이 하나씩 턱 끝에 닿아 간지러웠다. 나도 모르게 숨을 깊에 들이쉬었다. 그 애가 뱉어 낸 호흡이 내 몸 안으로 빨려 들어왔다.

- 너 지금 왜 심박 수가 높아진 건지 알아?
- 아니
- 내가 너한테 가까이 다가가니까 심장이 기뻐서 박수치는 거야.
- 아

눈이 마주쳤다. 둘 다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도라는 눈을 뜬 채 천천히 얼굴을 내밀었다. 생각할 틈도 없이 입술이 포개졌다. 쿠션이 닿는 것 같았다. 보드랍고 촉촉한 입이 내 입술을 지그시 눌렀다. 그 상태로 우리는 세번 숨을 쉬었다. 가슴이 올라갔다 내려가고, 올라갔다 내려가고, 다시 올라갔다가 내려갔다. 그리고 우리는 동시에 고개를 내린다. 입술이 떨어지고 이마가 붙었다

 

성인으로서 제가 본 '아몬드'는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책도 두껍지 않고 작은데다 여백도 많은 편이여서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기고 하구요.

 

다만 이 책이 청소년권장도서가 맞는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책의 주인공으로 소년원을 나온 불량 청소년이 등장하기 때문에 욕이 많이 나오고, 폭력적인 묘사 또한 많습니다. 이게 청소년권장도서일까요?

 

결론적으로 저는 청소년권장도서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초등학생한테는 권하질 못하겠네요.

 

적어도 중학교 1학년 또는 2학년은 되어야 볼 수 있을것 같아요.

 

세상이 아름답지만 않습니다.

 

결국 아이들도 세상을 알아가겠죠. 우리가 아는 것 보다 청소년이라 불리는 중고등학생들도 더 많은 것들을 알고 있을겁니다.

 

책 속에 욕이 나와도 그 욕설 속에 화자의 마음은 어떤지 헤아려볼 수도 있을 겁니다.

 

자녀에게 권하기 전에 부모가 읽는다면 더 좋겠네요. 그리고 판단해 볼 수도 있을겁니다.

 

 

 

 작가 손원평씨에 대한 소개

 

영화 볼 때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정보없이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는 걸 좋아하고 그리고 나서 작가나 제가 관심있었던 부분에 대해서 나중에 검색해서 알아보는 편입니다.

 

장편소설 '아몬드'의 작가 손원평씨는 이름만 보고는 남자로 착각했는데 여성작가였습니다.

 

1979년생으로 저보다 조금 어리지만 같은 세대로 볼 수 있겠네요. 서강대 사회학과 철학을 공부했고 한국영화아카데미 영화과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했다고 합니다. 

 

제 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장작인 장편소설 '아몬드'를 통해 소설가로서 알려졌지만 그동안의 이력을 보면 영화인이라고 보는게 더 어울려보입니다.

 

<손원평씨의 필모그래피>

 

손원평씨는 2001년 제 6회 '씨네21' 영화평론상을 받았고, '인간적으로 정이 안가는 인간', '너의 의미' 등 다수의 단편영화 각본을 쓰고 연출했습니다. 

 

네이버에 검색해보면 더 많은 작품들이 있습니다.

 

2007년작 숏!숏!숏! - 감독

2007년작 너의 의미 - 감독, 각본, 편집

2008년작 가루지기 - 각색 (ㅎㅎ 너무 의외네요)

2011년작 좋은 이웃 - 감독, 각본, 편집

2019년작 침입자 - 감독, 각본 


주말이면 네이버 증권을 살펴보거나 한경 컨센서스에서 종목 리포트를 읽곤하는데 이번주 처럼 편안히 책을 읽으면서 떨어지는 주가에서 멀리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

 

청소년기에 접어든 아들이 읽기에 좋은 책들이 어떤게 있는지 더 살펴봐야겠네요.

 

인생은 짧습니다. 

 

즐거운 인생을 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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